국민의힘 당 대표 이준석과 조수진 최고위원 간의 설전으로 촉발된 내홍이 국민의힘을 강타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갈등은 일종의 도화선이었을뿐 진짜 원인은 '김건희 리스크'를 둘러싼 윤석열 후보 측과 나머지 세력의 생각 차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16일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이미 분열의 징조가 싹이 텄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16일부터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맞붙었던 20일까지 5일동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분열 일지
- 12월 16일 선대위 회의에서 김건희씨 의혹 관련 대응 방안 논의하려 했으나 불발
- 12월 17일 윤석열 후보, 김건희씨 의혹 관련 사과문 발표
- 12월 18일 윤석열 후보 측, 국민의힘 교수 출신 의원 8명에게 '김건희 방어' 기자회견 요청
- 12월 19일 인터넷 언론, 국민의힘 관계자발 '김종인-이준석' 비판 보도
- 12월 20일 선대위 회의에서 이준석-조수진 고성 충돌
1. 12월 16일 김종인 vs 김병준
16일(목)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김건희씨 허위경력 논란 관련 당 대응 방법을 논의해 보자"고 운을 뗐다고 합니다. 14일(화) 고개를 숙인 김건희씨가 수행원에게 목을 잡혀 카메라를 피하는 장면이 인터넷 언론에 보도된 데 이어, 오마이뉴스와 YTN이 각각 김건희씨와 전화통화 내용을 보도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경우 관련 내용이 외부로 새어 나갈 수 있다"며 제제를 요청했고, 추후 다른 선대위 관계자들이 관련 방안을 삼가면서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2. 17일(금) 고개숙인 윤석열
17일(금) 오후,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당사의 기자실을 찾아 아내 김건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아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아내와 관련된 국미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 그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허리도 90도 가까이 숙였습니다.
3. 18일(토) 국민의힘 카톡방에서 무슨일이
윤석열 후보의 사과 뒤에도 논란이 계속되었고, 오히려 김건희씨 허위경력 관련 언론 보도가 이어졌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연이은 공세를 통해 논란을 확산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전체 의원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한 교수 출신 의원이 "김건희씨 겸임교수 채용 논란은 별 문제 될게 아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이에 조수진 당시 선대위 공보단장은 '감사하다'는 답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어 조수진 의원은 일부 교수 출신 의원에게 연락해 "아내 의혹에 대해 후보가 사과했지만, 원내 도움이 부족해 후보가 많이 외로워한다. 교수 출신 의원들이 도와달라. 후보의 뜻이다"는 취지로 말을 했고, 이에 교수 출신 의원 8명은 20일(월) 발표를 목표로 주말에 '팩트체크' 채널을 제작하고 성명서를 준비했습니다.
4. 19일(일) 이준석이 격분한 인터넷 보도
19일(일) 인터넷 언론사의 '김종인 중도-이준석 2030 지지율 확장은 어디로? 오히려 초박빙 효과 불러와' 라는 제목의 보도가 이준석 대표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해당 기사는 "이 대표가 김건희씨 문제에 대해 방관자적 입장을 보인 반면, 본인의 마사지 의혹은 정면 대응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고, 2시간쯤 뒤엔 김씨가 과거 삼성플라자 갤러리 전시회에 참가한 적이 없다는 의혹을 반박하는 팸플릿 사진을 당 관계자 중 최초로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5. 20일(월) 이준석 vs 조수진
20일(월) 오전 선대위 회의를 앞두고 이준석 대표에게 "교수 출신 의원 8명이 오늘(20일) 오후 1시 30분 '김건희 방어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라는 보고가 들어갔고, 이에 이준석 대표는 서범수 대표비서실장을 통해 "당 방침과 다르다. 회견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어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이 비공개회의에서 이준석 대표는 김건희씨 의혹 관련 상황의 내부 공유 및 대응 방침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문을 했고, 16일(목) 선대위 회의에서 논의도지 못한 이야기를 재차 언급한 셈이기도 합니다.
이에 김병준 위원장과 권성동 당 사무총장 등이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추경호 원내수석에게 "의원총회 소집 여력이 되느냐"를 묻는 등 김건희씨 대응 문제를 공론화하려 했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선대위에 지각 참석한 조수진 단장이 "후보 말씀을 전하겠다"며 김건희씨 문제 관련 당 대응에 후보가 서운함을 드러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며 이준석 대표와 설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보류 요청을 받은 교수 출신 의원들은 기자회견 개최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했지만, 조수진 단장과 선대위 최고위급 인사에게 "고맙다. 후보의 뜻이다"는 입장을 전달받으면서 결국 강행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준석 대표의 반대 의사가 무시된 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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